노동판정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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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제철소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중 냉연제품 포장 업무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사건 : 대법원 제1부 판결 2022다225606 근로자지위확인 등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1 외 7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권두섭 외 9인
* 피고, 상고인 : 주식회사 ○○○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외 7인
*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엘에이비파트너스
담당변호사 안진호
* 원심판결 : 광주고등법원 2022. 2. 9. 선고 2019나21025 판결
* 판결선고 : 2026. 4. 16.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A, B, C, D, E, F, G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원고 H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다.
원고 H에 대한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뒤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 · 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2.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한 원고 A, B, C, D, E, F, G(이하 '원고 A 등'이라 한다)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인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고용되어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한 원고 A 등은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 · 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포장업무에 관하여 2000년경까지 작업표준서의 작성을 주도하고, 2001년경 이후 작업표준서, 작업사양서(이하 '작업표준서 등'이라 한다)의 작성 · 변경에 관여해 왔는데, 작업표준서 등에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가 수행해야 할 포장작업의 세부 내용과 순서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또한 피고는 전산관리시스템을 통해 참가인에게 포장규격과 사양을 전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포장작업을 직접 수행한 적이 없다. 반면 참가인은 1976년경부터 포장작업을 수행하였고, 원고 A 등의 계쟁기간(원고들이 주장하는 직접고용 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발생의 요건이 되는 기간 또는 시점을 말한다) 전인 1980년대 후반부터 이미 피고의 제철소에 포장설비를 설치한 후 운영하였으며, 계쟁기간 중인 2004년경부터 포장설비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피고에게 포장규격과 사양의 개선이나 변경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참가인은 원고 A 등의 계쟁기간 당시 이미 포장업무의 직접적인 실행 과정에 관하여 독자적인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였고, 이에 따라 작업표준서 등의 작성 · 변경 과정에서 참가인의 경험, 기술이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었을 소지가 크다. 피고가 작업표준서 등을 통하여 참가인 소속 근로자에게 업무수행에 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참가인의 포장작업은 피고가 수행하는 압연제품의 생산공정과 출하공정 사이에 이루어져 일정 정도 연계되어 있고,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은 포장 전 코일에 외관상 이상이 발견되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연락해 그 조치에 따라 처리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포장라인 앞에는 상당량의 코일을 보관할 수 있는 야드가 존재하고,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은 코일을 공급하는 트랜스퍼(이송장치)를 수동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참가인에게 일정 범위 내에서 작업량과 작업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재량이 있었다고 볼 소지가 있다. 또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코일의 품질을 확인하고 이상발생 시 그 처리방법을 결정하는 업무를 담당한 반면, 참가인 소속의 근로자들은 포장업무의 수행 과정에서 외관상 이상 유무를 확인하였을 뿐이어서, 그 수행한 업무가 어느 정도 구분되고 서로 대체하는 관계에 있지 않았다. 원고 A 등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참가인의 경험, 기술이나 의견이 작업표준서 등의 작성 · 변경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었을 소지가 있는 이상, 작업사양서에 작업별 표준인원이 기재되어 있고 이를 고려하여 도급금액이 산정되어 있다는 사정을 들어, 피고가 참가인의 근로자 인원 수나 근로시간을 비롯한 근로조건에 대한 일반적인 결정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 A 등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조 편성 등에 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
라) 참가인의 업무 범위는 포장 작업으로 한정되었고, 참가인은 포장업무의 실행과정에 관해 독자적인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면서, 포장설비에 관한 특허를 다수 등록 · 출원하는 등 전문성 · 기술성을 갖추었다.
마) 참가인은 1997년에 이미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으로 매출액이 1,000억 원을 넘었다. 피고 제철소의 포장설비 중 상당수는 참가인이 소유하거나 판매·설치한 것이다. 참가인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볼 소지가 크다.
2) 위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 A 등이 피고로부터 지휘 · 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근로자파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공장 업무를 수행한 원고 H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공장 업무에 종사한 원고 H이 피고의 협력업체인 주식회사 K(그 후 주식회사 L로 상호가 변경되었다)에 고용된 후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 · 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근로자파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 A 등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원고 H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마용주(대법관), 천대엽, 신숙희(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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