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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자치적 법규범이 구성원의 기본적 인권을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하는 경우 자치적 법규범의 규정은 무효인지 여부
* 사건 : 대법원 2026다202519 징계처분무효확인의소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성
* 피고, 상고인 : 사단법인 ○○○협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원
담당변호사 박주영 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6. 2. 13. 선고 2024나2045796 판결
* 판결선고 : 2026. 7. 16.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국민체육진흥법 제33조에 근거하여 설립된 대한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 중 하나로서 축구의 보급을 통한 국민의 체력 증진 및 스포츠 정신 함양, 회원의 지원 육성 등을 목적으로 선수 · 지도자 등의 인적 자원 관리 및 양성 사업 등을 행하는 사단법인이다.
2) 원고는 1990년경 △△대학교 축구부(이하 '이 사건 축구부'라 한다) 코치로 근무하기 시작하여, 2021. 9. 1.경부터는 이 사건 축구부 감독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징계처분의 경위 및 결과
1) 원고는 이 사건 축구부 감독으로서, 2022. 11. 10. 14:00 개최된 '2022년도 대학축구U리그1 왕중왕전' 중 이 사건 축구부와 □□대학교 축구부 사이의 준결승 경기에 참석하였다. 위 경기에서 □□대학교 축구부가 3:1의 점수로 승리하였는데, 원고는 경기 종료 후 심판에게 판정불만 등을 이유로 항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위'라 한다). 2) 원고의 이 사건 행위에 관하여, 위 경기의 경기감독관인 소외 1과 주심인 소외 2는 '원고가 소외 2에게 달려와 목과 가슴을 밀쳤다'는 취지의 서면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3) 피고 산하의 징계심의 기관인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는 2022. 12. 8. 원고에 대한 징계심의를 진행한 뒤, 원고의 이 사건 행위가 '심판에 대한 폭력' 및 '과도한 판정항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자격정지 1년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4)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하여 대한체육회 산하의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3. 2. 23. 원고의 재심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피고의 지도자 등록신청 거부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따른 자격정지 기간이 종료된 후인 2023. 12. 15. 피고에 지도자 등록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폭력행위로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의 지도자 등록을 제한하는 피고의 등록규정(2022. 12. 13. 개정되어 2023. 1. 1. 시행된 것) 제34조 제2항 제15호 (가)목(이하 '이 사건 등록규정'이라 한다)을 이유로 거부하였다.
2. 제1 내지 3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1) 헌법상 기본권은 제1차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영역을 공권력의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권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헌법의 기본적인 결단인 객관적인 가치질서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사법을 포함한 모든 법 영역에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사인 간의 사적인 법률관계도 헌법상의 기본권 규정에 적합하게 규율되어야 한다. 다만 기본권 규정은 그 성질상 사법관계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예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사법상의 일반원칙을 규정한 민법 제2조, 제103조 등의 내용을 형성하고 그 해석기준이 되어 간접적으로 사법관계에 효력을 미치게 된다(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다382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법인의 정관이나 그에 따른 세부사업을 위한 규정 등 단체내부의 규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등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거나 결정절차가 현저히 정의에 어긋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이를 유효한 것으로 시인하여야 할 것이나(대법원 2007. 7. 24. 자 2006마635 결정 등 참조), 자치적 법규범을 제정하는 경우에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구성원 개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며 또한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 되는 등의 제한이 따르므로 그 제한에 위반된 자치적 법규범의 규정은 무효이다(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0다65086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등록규정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여 민법 제103조 등에 따라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이 사건 등록규정은 과거 체육계에 만연했던 폭력에 대한 근절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 및 대한체육회의 다른 회원종목단체들도 이 사건 등록규정과 동일한 취지의 규정을 둔 점에 비추어 체육계 구성원들의 의사합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등록규정이 추구하는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이 사건 등록규정이 추구하는 목적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구성원 개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이 사건 등록규정은 피고 구성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
가) 피고는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사실상 대한민국 내에서 개최되는 모든 축구대회를 관장하고 있고, 대한민국 내에 피고 이외의 다른 축구협회가 존재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 피고가 지도자 등록을 거부하면 대한민국 내에서 지도자활동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나) 이 사건 등록규정에 의하면 폭력을 이유로 체육회 관계단체로부터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은 어떠한 예외도 없이 영구적으로 지도자 등록을 하지 못하게 된다.
다)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피고 공정위원회 규정 [별표1] 유형별 징계 기준에 의하면, 지도자가 폭력행위를 한 경우 폭력의 상대방 및 수단 · 방법 등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자격정지 1년 이상 또는 제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폭력과 연루된 지도자는 위 징계 기준보다 감경된 징계를 받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폭행의 정도, 원인, 경위, 동기, 피해회복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 및 폭력과 지도자로서의 신뢰, 자질의 관련성 정도와 무관하게 영원히 지도자 등록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 폭력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이로 인한 불이익 사이에 현저히 균형을 잃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 결과, 위 공정위원회 규정 제13조 제1항에서 지도자에 대한 징계의 종류로서 '제명, 자격정지, 출전정지, 국가대표 선발자격정지, 벌금, 사회봉사, 경고'의 순으로 규정하고, 그 중 자격정지에 대해서는 '해당 기간 동안 등록이 불가'하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제명의 징계처분을 받은 것과 동일한 불이익을 입게 될 수 있다.
라) 이 사건 등록규정은 폭력으로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는 등록제한기간의 종기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피고 등록규정 제34조 제2항 제4 내지 7, 9, 11, 13, 14호에서는 폭력행위보다 비난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없는 형사처벌로 인한 등록제한의 경우에도 종기를 정하고 있어, 이 사건 등록 규정은 위와 같은 규정들과의 균형 측면에서도 불합리하다.
또한 피고 등록규정 제34조 제2항 중 종기의 제한 없이 영구적으로 지도자 등록을 제한하는 다른 규정들로는 승부조작에 가담하여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제10호),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경우(제12호)가 있는데, 이는 그 자체로 가벌성 및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이는 반면, 폭력의 경우 사안에 따라 불법성 및 비난가능성의 정도가 크게 다를 수 있음에도 이 사건 등록규정은 일률적 · 영구적으로 지도자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3) 이 사건 등록규정과 같은 등록결격사유는 2019. 6. 11. 개정된 등록규정에서 삭제되었다가 2022. 12. 13. 개정되어 2023. 1. 1. 시행된 등록규정에 추가된 것으로, 이 사건 행위 당시인 2022. 11. 10. 및 이 사건 징계처분이 이루어진 2022. 12. 8.에는 이 사건 등록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폭력으로 1년 이상 징계처분을 받는 경우에도 '영구적 등록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았고 2022. 12. 13. 개정 당시 원고와 같은 사례에 대하여 별도로 경과규정을 두지도 않았다.
이러한 개정 연혁에, 앞서 살핀 이 사건 등록규정이 추구하는 공익적 목적과 이로 인하여 구성원인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 사이의 불균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등록규정은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할 것이다.
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등록규정이 민법 제103조 등에 따라 무효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적자치의 원칙 및 단체 내부 규정의 효력, 민법 제103조, 직업선택의 자유, 신뢰보호의 원칙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제4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 · 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 ·방어방법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다(민사소송법 제208조). 따라서 법원의 판결에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 · 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는 정도라면 판단누락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재다218 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다8717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
4. 결론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숙희(재판장), 천대엽(주심), 서경환, 마용주